책소개
『만인보』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고은 시인이 30여년에 걸쳐 완성한 시집으로, 전체 11권에 별책 1권을 포함해 12권으로 구성된 세트이다. 1980년 여름 내란음모 및 계엄법 위반으로 육군교도소 특별감방?에 갇혀 있는 동안 고은 시인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대’와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풀어 놓은 시집을 구상하였다. 그 구상을 현실로 옮겨 4001편, 조연급 정도만 포함해도 등장인물 5600여명이 등장하는 『만인보』를 완성하였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일러두기
어떤 임종
지족
춤 몇대
사색 풍경
어머니의 정수리
장충동 판잣집 대표
할머니의 젖
김주열
유대평 씨
고교생들
신나명
김정렬
김효덕의 아버지
김위술
고 김삼웅의 넋두리
구두닦이
사라호 해골
황태성
가수 한명숙
부활
6.3의 시대 개막
밤섬 윤옥녀
어린 종 견동이
머리칼 장미
천상병
박종홍
수번 710번의 죽음
강태원 원장
홍어배 임태섭이
그 갓난아기
구재학당의 밤
해설 / 김윤식
인명 찾아보기
출판사서평
출판사 서평
『만인보(완간 개정판)』
세계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역작!
25년의 집필, 전30권 총4,001편의
만인과 시대에 바치는 연작시편
만인보는 완간은 그 자체로 충분히 경이로운 향연이다. 이제 독자들이 즐길 일만 남았다.
- 백낙청 문학평론가
시인이 그려준 거대한 벽화를 보며 운명과 사랑이 점철된 ‘역사’를 듣고 오늘의 삶을 생각한다.
- 김병익 문학평론가
만인보는 오늘날의 문학에서 가장 비범한 기획의 하나이다. 더할 나위 없이 감칠맛 나고, 사람들 삶의 세목으로 충만하다.
- 로버트 하스(Robert...
『만인보(완간 개정판)』
세계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역작!
25년의 집필, 전30권 총4,001편의
만인과 시대에 바치는 연작시편
만인보는 완간은 그 자체로 충분히 경이로운 향연이다. 이제 독자들이 즐길 일만 남았다.
- 백낙청 문학평론가
시인이 그려준 거대한 벽화를 보며 운명과 사랑이 점철된 ‘역사’를 듣고 오늘의 삶을 생각한다.
- 김병익 문학평론가
만인보는 오늘날의 문학에서 가장 비범한 기획의 하나이다. 더할 나위 없이 감칠맛 나고, 사람들 삶의 세목으로 충만하다.
- 로버트 하스(Robert Hass)
놀라운 작품들이다. 몇천개의 삶을 시 속에 새겨서 보여주는 에끄프라시스들이다. 고은은 아케론강을 열 번이나 승자로 건넜다
- 미셸 드기(Michel Deguy)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시인 고은(77)의 연작시편 『만인보』가 전30권으로 완간되었다. 1980년 여름 내란음모 및 계엄법 위반으로 육군교도소 특별감방에 갇혀 있는 동안 구상한 지 만 30년 만에, 1986년 1·2·3권을 출간한 이래 25년 만에 대장정의 막을 내린 것. 경이롭다고밖에 할 수 없는 총 작품수 4001편, 조연급 정도만 포함해도 등장인물은 5600여명에 이른다. 이번에 출간되는 것은 완간을 기념하여 기존에 출간된 1-26권을 출간 시기별로 양장합본하고 여기에 신간 27-30권을 더하여 전12권의 전집(연보·인터뷰·작품색인·인명색인 등을 담은 별책 1권 포함)으로 묶은 것이다. 시인은 지난여름 신간원고를 탈고한 이후 전집 출간에 맞추어 약 8개월에 걸쳐 역사적 사실관계나 인명 착오 등 기간본의 오류를 바로잡고 4천편이 넘는 작품을 일일이 손을 보는 등 작가로서의 왕성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세계 시단에서도 ‘20세기 세계문학 최고의 기획’이라 평가받는 『만인보』는 말 그대로 ‘시로 쓴 인물 백과사전’이다. 시인생활 30년 만에 봇물처럼 터져나온 ‘사람들에 관한 노래’가 대하(大河)를 이루어 망망대해로 나아가는 파도소리에 우리는 경탄할 수밖에 없다. ‘빠리의 호적부’와 겨루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던 발자끄에 빗대어 말하자면 가히 ‘시로 쓴 한민족의 호적부’라 이를 만하다. 그 어떤 대하소설도 에 버금가는 성과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전집 1권(1-3권, 초판: 1986년 11월)과 2권(4-6권, 초판: 1988년 11월)은 시인이 우선 내 어린 시절의 기초 환경으로부터 나아간다고 밝힌 것처럼 예사롭지 않은 고향사람들의 이야기가 흑백사진처럼 펼쳐진다. 1권만 살펴봐도 코흘리개 시인에게 ‘가갸거겨’를 깨우쳐준 「머슴 대길이」를 비롯하여 ‘바그메댁, 수레기댁, 똥가래, 밭가래, 효조지 영감, 턱점백이, 찬밥네, 따옥이, 찐득이’ 등 그 이름부터가 눈에 띄는 동시에 탁월한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이다. ‘쇠정지, 동고티, 갈메’ 등 이름도 정겨운 마을에는 굶주림의 고통과 대물림되는 가난의 세월에도 넉넉한 웃음을 잃지 않는 정 많은 이웃과 사람 사는 동네에는 꼭 한둘은 있게 마련인 밉살맞고 아기똥한 이웃이 더불어 살아가며 마을의 역사를 일구어나간다. 그리고 시인의 집에는 삼년 원수도 술 주면 좋다 하는 할아버지(18면)와 아무리 고달픈 길 걸어도/사뭇 꿈꾸는 사람인 아버지(45면)와 북두칠성 푹 가라앉은 신새벽에도 곤한 몸 누일 데 없는 어머니(35면)가 있다. 시인은 이렇듯 다양한 인물들을 살가운 입담으로 불러내어 사랑방 화롯가에서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푸근함을 전해준다. 그 속에는 또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물씬 배어나는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전집 3권(7-9권, 초판: 1989년 12월)에 이르러 시인은 비로소 고향의 산천을 벗어나 1950년대의 간난한 세월을 살아오면서 만나고 스쳐간 사람들을 불러내어 당대의 삶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민초들의 모습이 다양한 형태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평생 남의 일 해주고/남의 마음 달래주고/제 그림자마저/남을 위해 있다가 세상 떠난 신석공(8권)과 그 못지않게 늘 기운 옷 입거나/해진 베등거리 걸치거나 하면서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다 간 김목공(9권)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낮거리하기로 하늘 아래 좍하니 소문난 얼금뱅이 진태묵(7권), 잔칫집이나/초상집 가서/하루 삼시 세때 잘 먹고도 꼭 남은 음식 걷어가지고 일어서는 뻔뻔이 강순달(9권)과 그의 마누라(9권) 등 시 속에 불려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비단 이름 석 자뿐인 ‘무지렁이 촌것들’뿐만 아니라 멋쟁이 진보당 당수 조봉암(7권), ‘삼일천하’의 김옥균(7권), 광복 후 미군을 환영하러 나갔다가 일본군의 총에 맞아 죽은 인천노조위원장 권평건(7권), 감격 없는 시대를/감격으로 마치고자 했던 애오라지 시인적인 시인 임화(8권), 만민공동회 연사로 나섰던 ‘백정’ 박성춘(8권), 첫사랑이 공산주의였던 고독의 혁명 빨치산 대장 이현상(9권), 나라가 할 일/혼자의 엄두로 해내고 사라져버린 고산자 김정호(9권) 등등 풀뿌리 사이사이 등장하는 역사 속의 인물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온전히 기억에 기댄 시인의 탁월한 상상력과 이야기를 엮어내는 능숙한 솜씨로 인하여 우리는 시공을 넘나들며 당대의 삶 속으로 빠져든다. 여기에는 변함없이 이야기꾼으로서의 시인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입말이 한몫 거든다.
이후 7년간의 공백을 거친 뒤에 나온 전집 4권(10-12권, 초판: 1996년 11월)과 5권(13-15권, 초판: 1997년 6월)은 주로 ‘70년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라면 이름만으로도 친숙한 인물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주로 사회 각 분야에서 시인과 뜻을 함께했던 ‘동지’들이다. 하얀 머리칼/하얀 수염/하얀 두루마기/하얀 고무신차림에 어제도 오늘도/허위허위 쉬지 않는 말뿐인 뒷모습까지도 말인 함석헌(10권), 작은 몸에 큰 염통을 지닌 7백만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10권), 죽음으로 싸움을 이끌었던 장준하(10권), 저 암울한 70년대에 한국의 도처에/세계의 도처에 있었던 김지하(10권), 70년대 이래 한반도에서/가장 어린 사람이었다가 80년대 이래 한반도에서/가장 젊은 사람이었던 문익환 목사(11권), 한 걸음도 조심스러운 언론인에서 역사의 사람으로 거듭난 송건호(11권), 누구이든 마음 편하게 해주며 어느 때나 곱게 웃으며 오는 신경림(11권), 남에게 한가닥 감정 보이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엄밀한 백낙청(12권) 등 7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수많은 인사들이 시인의 프리즘을 통해 새로운 면모로 드러난다. 여기에 더하여 시인은 동지쪽은 물론이거니와 반대쪽의 사람도 자신을 키워준 육친임을 고백하며 그들 또한 한 마당에 하나둘 불러들인다. 일본 육군의 모범 장교였던 성난 독사 박정희(11권)를 비롯하여 각하를 거스르는 자라면/몇만명쯤/아예 없애버리면 그뿐이라는 차지철(10권), 결코 어리석지 않은 배불뚝이 김형욱(11권), 영리하기 짝이 없는 무능으로/만능을 누렸던 정일권(13권), 박정희교의 수제자 이후락(13권)들을 불러내 그들의 망동을 준엄하게 되묻는다. 개발이 악이 아니라 선이기를/ 개발이 정치가 아니기를이라는 촌철살인으로 예언자적 일갈을 던진 이명박(15권)에 이르면 독자는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한편 고난이 필요한 시대 고난의 과녁이었던 김대중(10권), 한번도 분노를 떠뜨리지 않아도/가장 강했던 김수환 추기경(10
저자소개
1958년 등단한 이래 시, 소설, 수필, 평론 등 130여 권의 저서를 간행. 특히 1995년 호주에서 영문 시선집 이 출간되자마자 매진되었고 그 결과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작가들이 초청되는 시드니작가축제(Sydney Writers' Festival)에 1996년 주빈으로 초대되었다. 시드니작가축제에 참가한 고은 시인은 많은 청중 들 앞에서 한국문학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경기대학교 대학원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하버드옌칭스쿨 연구교수, 미국 버클리대학교 초빙교수,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 세계 시 아카데미 한국대표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