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9년 8월 말 일본에서는 54년 만에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민주당 집권이 향후 동아시아 및 세계 질서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과거 자민당 시기 모색되었던 국가전략의 다양한 유형들을 바탕으로 민주당 정권의 새로운 국가전략을 고찰한 <탈냉전기 일본의 국가전략>이 출간되었다.
일본 정치상황의 대변동으로 한일관계 또한 구조적 변화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외교원칙과 방향을 재점검하는 일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책의 분석은 위기 이후 일본 정치와 국가전략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앞으로 일본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데 더없이 유용한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목차
서남동양학술총서 간행사
책머리에
제1부 탈냉전기 국가전략의 진화
제1장 탈냉전기 새로운 민족주의의 역사적 진화: 새로운 아시아주의와 안보내셔널리즘
제2부 새로운 아시아주의의 특질과 전개
제2장 새로운 아시아주의 대외전략 사조의 논리
제3장 새로운 아시아주의의 국제적 조건과 사회경제적 기반
제3부 안보내셔널리즘의 특질과 전개
제4장 안보내셔널리즘과 동아시아 분열
제4장 보론 안보내셔널리즘의 역사인식:'새 역사교과서'의 분석
제5장 안보내셔널리즘의 사회적 기반: '신자유즈의'와 '강한 일본 욕구'간의 딜레마적 상호작용
제6장 탈냉전의 정치ㆍ경제 지형과 안보내셔널리즘
제4부 아시아주의와 내셔널리즘의 교착
제7장 안보내셔널리즘과 아시아주의의 변질: 자유무역협정 정책의 사례
제7장 보론 한일자유무역협정의 검증:한국 관점에서의 재고
제5부 동아시아 속의 일본을 지향하여
제8장 내셔널리즘을 넘어 동아시아 속의 한일관계로
에필로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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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09년 8월 말 일본에서는 54년 만에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자민당 정권의 장기집권과 신자유주의 정책, 그리고 정권의 무능력에 대한 일본 국민의 총체적 혐오가 민주당의 압승을 낳은 것이다. 민주당 집권이 향후 동아시아 및 세계 질서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과거 자민당 시기 모색되었던 국가전략의 다양한 유형들을 바탕으로 민주당 정권의 새로운 국가전략을 고찰한 『탈냉전기 일본의 국가전략』이 출간되었다. 일본 정치상황의 대변동으로 한일관계 또한 구조적 변화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외교원칙과 방향을 재점검하는 일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책의 분석은 위기 이후 일본 정치와 국가전략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앞으로 일본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데 더없이 유용한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21세기 일본 정치의 키워드는 민족주의
저자는 앞으로 민주당이 아시아를 중시하고 미일관계를 더욱 평등한 관계로 ‘상대화’하며, 무리한 과거사 정당화를 정정하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과연 일본은 동아시아로의 융해를 지향하고 민주적이며 공존 지향적인 아시아 국가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그로 말미암아 동아시아의 새로운 시대 또한 열릴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민주당의 국가전략은 자민당이 추진해온 단 하나의 편향적 국가전략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새로운’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과거 탈냉전기의 총체적 국가전략의 틀 속에서 발생하고 발전한다는 점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다. 민주당의 새로운 국가전략을 논하기에 앞서, 과거 자민당 정권의 국가전략부터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까닭이다.
자민당 집권시기, 한국에서는 교과서 문제와 독도 문제, 그리고 야스꾸니신사 참배 문제를 중심으로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해 국가적인 문제제기를 한 바 있고, 그 결과 양국의 정치적 관계는 2년 이상 냉각기를 경험했다. 저자는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어떤 단편적 사건이 아니라 일본의 정치사회적 주류가 ‘민족주의’를 중심으로 국가전략의 대전환을 모색해왔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자민당 정권이 추구한 민족주의 국가전략은 일시적 정치현상이 아니라, 탈냉전과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나름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1990년대 탈냉전과 세계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일본의 민족주의적 대응은 상호경합적이기도 하고 보완적일 수도 있는 ‘안보내셔널리즘’과 ‘새로운 아시아주의’라는 두개의 국가전략 사조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안보내셔널리즘은 탈냉전의 국제정치적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주로 안보, 방위, 역사인식을 중심으로, 새로운 아시아주의는 미일 경제마찰과 동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일본에서 안보내셔널리즘과 신자유주의의 ‘모순성’을 가장 성공적으로,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활용했던 이는 코이즈미 준이찌로였다. 2005년 총선거에서 코이즈미와 자민당에 보내준 일본 국민의 지지는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코이즈미 이후 탈냉전기 자민당 정권의 두가지 국가전략 방향은 도리어 자민당 정권의 전통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심각한 모순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동아시아 속의 일본’은 가능한가
그 결과 54년 동안 일본 정치를 주도해온 자민당은 압도적인 차이로 민주당에 자리를 내주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민당이 만들어온 탈냉전의 정치기조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우선 저자는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일본의 안보내셔널리즘이 전면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민당의 정통 안보내셔널리즘을 새롭게 완화된 내셔널리즘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새로운 아시아주의 전략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그들의 총선거 ‘매니페스토’ 외교 항목의 첫번째 문장을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관계를 구축한다’ ‘동아시아 공동체의 구축을 지향해 아시아 외교를 강화한다’라고 했다. 이는 종래 미일관계를 더욱 평등하게 재조정하고, 동아시아 공동체의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민당에 의해 줄곧 추구되어오던 국가전략의 또다른 측면인 신자유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종래 신자유주의적 ‘개혁’ 관점에서 신자유주의를 뛰어넘는 ‘개혁관’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민주당의 집권으로 일본 국가전략의 진자는 다시 동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 세계적 안보대국, 지역패권국가, 신중상주의적 통상국가라는 일국적이고 편협한 국가전략을 넘어 평화 지향적인 문민국가, 그리고 동아시아에 융해된 ‘지역국가’로 재정립될 수 있을 것인가? 희망적인 사실은 민주당이 주창하는 ‘새로운 아시아주의’가 안보내셔널리즘에 따라 재구성된 ‘지배적 아시아주의’에 비해 여러가지 협력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상당한 협상과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앞으로의 대응에서 동아시아 지역 차원의 정책이 가장 중요하며, 한국이 취해야 할 정책방향을 ‘동아시아 속의 일본’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감정적 대응, 정서적 접근을 넘어 현실의 변화를 냉철하게 인식한 위에서 현실주의적이고 전략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정치방향이 수많은 변수를 안고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본 정치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과학적 예측을 시도한 이 책의 특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저자소개
지은이 : 송주명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일본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현재 한신대학교 글로벌협력대학 일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국제정치경제, 일본정치(일본대외경제정책), 에너지국제정치이다. 2016년 현재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과 사회공공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