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해송문학상 수상 작가 김양미가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
내 방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내일이면……
이 집을 떠나야 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의 뒤를 이어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에게 개성 있는 작품 세계와 삶의 지혜를 선보일
마해송문학상 수상 작가 김양미의 첫 번째 그림책!
가족이 두 집으로 나뉘어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람을, 그다음에는 커다란 물건을 둘로 나누었다. 그런데 물려받은 그림책이나 함께 만든 꽃병, 가족사진은 어떻게 나누어야 할까?
이 책은 이혼으로 나뉘어 살게 된 가족의 모습을 ‘내가 아끼는 물건이 있는 우리 집’을 둘로 나누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어린이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 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둘로 나누는, 언뜻 쉽고 단순해 보였던 ‘나누기’는 ‘무엇으로도 나눌 수 없는 것’들이 있음을 깨달으면서 어려움에 부딪힌다. 《풍선 세 개》는 ‘이혼 가정’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혼이 아닌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혼을 겪으며 어쩔 수 없이 변화하는 것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변치 않는 소중한 마음을 확인하는 가족 이야기는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겨 보게 한다.
마해송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양미 작가가 쓰고 그린 첫 번째 작품인 《풍선 세 개》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과 소박하고 독특한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책이다. 언니와 주인공 ‘나’, 막내 여동생 세 자매를 중심으로 자매들 각각을 상징하는 세 가지 색을 띈 풍선과 소품 들까지, 등장하는 모든 것에 담긴 크고 작은 의미를 찾으며 ‘글과 그림을 함께 읽는’ 경험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서평
어린이의 눈과 마음에 비친 ‘가족 나누기’
주인공 ‘나’는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한 자기 방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 방을 곧 떠나야 한다. 가족들이 ‘두 집으로 나뉘어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언뜻 아주 단순해 보이는 ‘나누기’를 시작한다. 담담한 듯하지만 ‘나’에게 부모님의 이혼은 당장 ‘열흘 뒤에 내 방을 떠나야 하는’ 것처럼 아주 갑작스러운 일이다. 나는 아빠와, 언니랑 동생은 엄마와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을 두고 ‘몸무게로 나누었다 보다’라고 짐작하는 장면은, 모든 일들이 주인공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뚜렷한 이유도 듣지 못한 채 일어났음을 절묘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까? 이제껏 ‘이혼 가정’을 다룬 대부분의 동화들은 이혼에 대한 설명 없이 어린이들이 입는 상처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것은 감당하기, 혹은 이해하기 힘든 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는 배려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가족 모두의 문제에서 어린이를 제외하는 일이기도 하다. 충분한 설명이 없는 위로가 과연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우리 그냥 함께 살면 안 돼요?’라고 묻는 주인공에게 아빠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빠와 엄마는 13년 전에 함께 우물을 팠어. 그 우물에서는 맛 좋고 몸에 좋은 물이 샘솟았지.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물이 점점 줄어들다가 이젠 더 이상 한 방울의 물도 나오지 않게 되었어.
또 다른 우물도 있다고 했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힘을 모아 언니 우물은 꽃 모양으로, 내 우물은 심장 모양으로, 동생 우물은 물고기 모양으로 팠는데 이 우물들에서는 여전히 시원하고 맛 좋은 물이 퐁퐁 솟아나고 있다고 했습니다.(본문 중에서)
아빠의 설명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앞으로 자신의 우물에서 솟아나는 물을 아빠와 나누어 마시기로 결심한다.
작가는 어린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상황이 아닌 비유를 통해, 그러나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을 나름대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쉽게 설명하느냐’,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느냐’가 아니라 이혼이라는 어른들이 결정 앞에 약자일 수밖에 없는 어린이를 가족의 한 사람으로 존중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풍선 세 개》는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여야 하는 어린이의 심리를 단순하고도 섬세하게 그렸다. 그럼으로써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가족’의 한 사람이며, 서로가 이해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무엇으로도 나눌 수 없고, 어디에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가족’의 소중함
아끼는 물건들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는 문제에 부딪힌다.
언니가 말했습니다.
《코끼리 코》는 내가 여섯 살 때 엄마랑 책방 가서 처음 산 책이야. 원래 내 거였다구.
지금은 나하고 더 친해. 17쪽엔 내가 일곱 살 때 초코 아이스크림 먹다 묻힌 자국 있고, 24쪽엔 언니 몰래 그려 넣은 왕꿈틀이도 있는데, 언닌 그것도 몰랐잖아.(본문 중에서)
언니한테서 물려받은 그림책, 반씩 돈을 내어 산 작은 등과 함께 만든 공룡 꽃병, 가족사진 등은 어떻게 나누어야 할까? 가족들과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둘로 나누는, 단순하고 쉬울 듯하던 ‘나누기’는 가족들 사이에 ‘나눌 수 없는 것’이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주인공과 독자들은 그제야 ‘가족’들 사이에는 함께 살아 온 시간이나 추억, 마음처럼 둘로 나눌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함께할 수 없어진 순간에야 소중함을 깨달은 슬픔은 가볍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에서 오는 슬픔을 미화하거나 희석하지 않기에, 독자들은 오히려 가족의 소중함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슬픔과 후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물건을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언니와 ‘나’는 막내가 나누어 준 풍선들을 통해 화해하고,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양보한다. 그 소중한 물건들이 헤어져 있을 때도 서로를 지켜 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풍선 세 개》는 ‘이혼 가정’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혼이 아닌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세 자매가 두 집으로 나뉘어 산다고 해도 이들이 ‘가족’이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잠시 떨어져 있거나 영영 함께 살 수 없다고 해도 ‘가족’이라는 사실, 무엇으로도 나눌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가족의 과거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이 있다. 함께이기에 행복했던 과거의 사진과 함께, 또 다른 방법으로 행복을 되찾은 가족의 미래 모습은 가족을 이루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공간에서 어떤 형태로 살아가느냐가 아니라,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아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것이 비단 이혼 가정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떨어져 지내야 하는 가족,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가족들까지 모든 독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가족의 본질’이 아닐까.
독특한 그림과 단순한 글, 깊이 있는 주제 - 마해송문학상 수상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
마해송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양미 작가의 작품들은 뛰어난 감수성과 문학성, 따뜻한 유머로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이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 손꼽힌다. 작가가 처음으로 직접 쓰고 그린 《풍선 세 개》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과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책이다.
노랑색을 공통분모로 세 자매를 상징하는 노랑, 초록, 주황색을 적절히 사용해 그림 속에 의미를 불어넣은 점은 이 책의 특징이다. 언니의 노랑 풍선은 내 방에, ‘나’의 초록 풍선이 언니 방에 가 있는 모습을 보고 자매가 서로를 향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화해하는 장면은 글이 아닌 그림으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가장 뭉클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깜깜한 밤마다 ‘나’를 지켜 주었던 작고 노란 등을 받은 대신, 언니에게 선물한 작은 등 그림에는 세 자매를 상징하는 노랑, 초록, 주황색이 모두 들어 있고, 왕꿈틀이를 몰래 넣어 줌으로써 동생의 유리병에도 세 자매의 색깔이 모여 함께하지 못하는 서로를 지켜 줄 것이다. 이처럼 색깔 하나하나, 아기자기한 소품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커다란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단순하고 깊이 있는 글과 소박한 그림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작가 개인으로서는 작품 세계를 넓히는 계기가 되고, 독자들에게 국내에서 보기 드문 개성 있는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 등으로 대표되는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이처럼 독특한 작품 세계로 삶의 철학과 지혜를 전하는 작품을 소개해 왔다. 《풍선 세 개》는 ‘생각하는 숲’에서 발표하는 첫 번째 국내 창작물이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시리즈 형식이나 연령, 상업성을 이유로 우리 어린이문학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개성 있고 자유로운 작품들을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양미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 2000년에 단편동화 <멸치>
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2006년 《찐찐군과 두빵두》로 제2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털뭉치》, 《여름이와 가을이》, 《따로 또 삼총사》 등을 썼다. 《풍선 세 개》는 글과 그림을 함께한 첫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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