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같은 날, 같은 얼굴로 태어난 아이의 운명이 서로 엇갈리는 것은 이야기책의 주된 소재이다. <왕자의 거지> 역시 에드워드 왕자와 거지 톰이 같은 날, 같은 얼굴로 태어나, 우연한 계기로 서로 입장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네버랜드 클래식'의 열번째 책.
완역된 이 책을 읽어보니, 정말 이런 일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16세기 런던의 풍경과 엘리자베스 여왕, 제인 그레이, 헨리 8세 등 실존 인물들을 꼼꼼히 챙겨서, 역사 속에 이야기를 무리없이 끼워넣었다. 어른을 위한 역사 소설에 못지 않게 세부 묘사에 공을 들였다는 것을 한 눈에 느낄 정도다.
현명하게 국사를 처리하고 마지막 왕자에게 그 지위를 넘겨주는 톰, 왕자를 신의를 가지고 보살피는 마일스 헨든에 비해 에드워드 왕자는 참 매력이 없는 인물이다. 만약 톰이 좀더 약삭바른 아이였고 왕자가 마일스 헨든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는 결국 길거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신분의 반전을 통해 16세기 런던의 보수성을 통해 마크 트웨인이 살았던 19세기 말의 현실을 비판한다. 런던의 빈민가는 산업혁명 말기의 빈민가를 연상시키며, 가혹한 형벌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영국 시민의 모습에 19세기 도시 빈민의 모습이 겹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바로 가슴 두근거리는 두 소년의 '모험'에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 마크 트웨인 (Mark Twain)
본명은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 1835년 미주리 주에서 태어나 미시시피 강가의 작은 마을 해니벌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열두 살에 인쇄소 견습공 생활을 시작했고, 1857년에는 미시시피 강의 수로 안내인이 되었다. 1861년에 남북전쟁이 터지자 남군에 들어갔으나 2주 만에 빠져나와, 네바다 주 공무원으로 부임하는 형을 따라 서부로 가는 역마차 여행에 동행했다. 금광을 찾겠다는 일확천금의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실패하고, 언론계로 관심을 돌려 네바다 주와 캘리포니아 주의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면서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뱃사람 용어로 강의 안전수역을 나타내는 ‘두 길 깊이’를 뜻한다.
1865년 유머 단편 「캘리베러스 군의 명물 뜀뛰는 개구리」를 발표해 일약 범국민적 명사가 되었으며, 1869년에는 유럽과 팔레스타인 성지 여행기 <철부지의 해외여행기>를 출간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1885년 걸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발표, 작가로서의 최절정기를 맞이했다. 1894년에는 투자 실패와 경영하던 출판사의 도산으로 파산하고 말았지만, 1년간 세계 순회강연을 해서 빚을 청산했다. 1910년 뉴욕에서 일흔다섯의 나이로 타계했다.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문학적 업적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물질문명과 종교와 전쟁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불의와 제국주의에 맞서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미시시피 3부작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미시시피 강의 추억>과 딸들을 위해 쓴 <왕자와 거지>를 비롯해, 익살 넘치는 여행기 <철부지의 해외여행기> <고난을 넘어> <도보 여행기> <적도를 따라서>, 인간과 사회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풍자한 <도금시대> <바보 윌슨의 비극> <아더왕 궁정의 코네티컷 양키> <전쟁을 위한 기도>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옮긴이 : 이희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영국 런던 대학교 SOAS(아시아아프리카대학)에서 영한 번역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몰입의 즐거움』 『소유의 종말』 『문명의 충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미완의 시대』 『새벽에서 황혼까지』 『마음의 진화』 『반 자본 발전 사전』 등이 있고, 저서로는 『번역전쟁』 『번역의 탄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