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김남희가 매혹된 라틴아메리카」 제1권《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 3백 년에 걸친 스페인의 지배가 끝난 후에도 독재정권과 외세에 휘둘려야 했던, 과거의 아픔을 삭이며 내일의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 라틴아메리카로 떠난 김남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고단한 삶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견디며 갖지 못한 것을 욕망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감사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의 중요함을 체화한 이들을 만나며 저자 김남희는 강인한 생명의 기운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저자는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들을 욕망하는 것을 넘어 여행의 본질과 의의에 대해 되묻는다.
▶ 『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 소개 동영상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1장. 칠레
1. 시와 노래가 무기인 도시 _산티아고
2. 지구에서 가장 긴 천연 눈썰매장 _푸콘
3. 거대한 땅에서의 고요한 시간 _이스터섬
2장. 파타고니아
1. 슬픔의 푸른 성벽을 마주하는 곳 _아르헨티나 엘찰텐/엘칼라파테
2. 야생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_칠레 토레스델파이네
3. 내가 이 배를 왜 탔을까 _나비맥 크루즈
3장. 아르헨티나
1. 세상의 끝에서 슬픔을 묻다 _우수아이아
2. 말벡 와인의 성지에 신의 은총이 _멘도사
3. 가장 매혹적인 공기를 지닌 도시 _부에노스아이레스
4. 오래된 도시를 산책하는 기쁨 _부에노스아이레스
4장. 아마존
1. 사라져가는 눈물과 신비의 땅 _아마존
5장. 볼리비아
1. 가난한 이들의 불빛으로 살아나는 곳 _라파스
2. 하늘과 땅이 몸을 섞는 곳 _우유니 사막
3. 죽음의 공포와 맞선 강인한 사람들이 사는 곳 _포토시
4. 내일을 향해 쏴라 _투피사
6장. 페루
1. 아름다운 것들은 상처를 남긴다 _쿠스코
2. 변함없이 서 있는 강의 땅 _우아라스
3. 사막에서 샌드보딩을 _나스카/우아카치나
4. 서로를 알아보던 찰나의 순간 _아레키파
5. 모든 것이 태어나고, 모든 것이 사라진 호수 _티티카카 호수
6. 돌은 여전히 말이 없다 _마추픽추
7장. 에콰도르
1. 다시 찾고 싶은 나의 오래된 미래 _갈라파고스
2. 세상의 중심에서 비틀거리다 _키토
3. 끝까지 오르지 못해도 괜찮아 _코토팍시/바뇨스
출판사서평
출판사 서평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한국에 ‘걷기 여행’ 붐을 일으킨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세금마저 털어 여행에 나선 지도 어느새 10년. 이번에는 매혹의 땅, 라틴아메리카로 떠났다. 배낭 무게 28킬로그램, 총 여행 기간 14개월, 왕복 두 차례, 1백 시간이 넘는 비행, 야간버스에서 보낸 수많은 밤, 한 번의 교통사고와 세 번의 소매치기 미수, 그리고 네 번의 도난 사고, 수십 번의 길 잃기. ‘여행 밥 10년차’인 그녀에게도 라틴아메리카 여행은 녹록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온 지금, 라틴아메리카는 여행작가 김남희...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한국에 ‘걷기 여행’ 붐을 일으킨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세금마저 털어 여행에 나선 지도 어느새 10년. 이번에는 매혹의 땅, 라틴아메리카로 떠났다. 배낭 무게 28킬로그램, 총 여행 기간 14개월, 왕복 두 차례, 1백 시간이 넘는 비행, 야간버스에서 보낸 수많은 밤, 한 번의 교통사고와 세 번의 소매치기 미수, 그리고 네 번의 도난 사고, 수십 번의 길 잃기. ‘여행 밥 10년차’인 그녀에게도 라틴아메리카 여행은 녹록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온 지금, 라틴아메리카는 여행작가 김남희의 여행 인생에 전환점이 되어준 새로운 세계가 되었다.
‘김남희가 매혹된 라틴아메리카’ 첫번째 이야기 『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에서는 칠레,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아마존,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등의 크고 작은 도시를 걸으며 생명력으로 꿈틀대는 자연환경과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파괴의 모습을 목도한다. 라틴아메리카 하면 흔히들 치안이 불안한 곳, 열정이 넘치는 곳, 음악과 춤이 넘치는 곳 정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는 그 넓은 대륙만큼이나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마야와 잉카 문명 등 고대 문명이 빛났던 땅이며 파블로 네루다와 이사벨 아옌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빅토르 하라, 메르세데스 소사처럼 시와 소설, 노래를 무기 삼아 영혼의 파괴에 맞섰던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다. 또한 극지방부터 사막과 원시림까지 문명을 압도하는 대자연을 품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은 3백 년에 걸친 스페인의 지배가 끝난 후에도 독재정권과 외세에 휘둘려야 했던, 과거의 아픔을 삭이며 내일의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이다. 고단한 삶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견디며 갖지 못한 것을 욕망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감사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의 중요함을 체화한 이들을 만나며 저자 김남희는 강인한 생명의 기운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저자는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들을 욕망하는 것을 넘어 여행의 본질과 의의에 대해 되묻는다.
여행을 통해 얻는 경험이란 건 본질적으로 찰나적이고, 일회적이다. 아무리 한곳에 오래 머문다 해도 여행자는 결국 지나가는 이방인일 뿐이다. 순간의 경험만을 쌓아갈 수밖에 없는 여행을 지속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로 밥을 번다는 일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렇다 해도 내가 사는 세상 바깥의 다른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내 욕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나 자신을, 내 삶을, 내 운명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나를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보려는 이 몸짓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내가 이 세계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추하고 남루한 얼굴까지 다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랄 뿐. 그들이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 것들까지 보게 된다 해도 이 세계에 대한 내 애정이 식지 않기를 바랄 뿐. 다시 새로운 나라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_본문에서(244~245쪽)
모든 여행은 위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여행가로서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저자도 이 땅에서는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캐리어에 든 호두 0.165킬로그램 때문에 공항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을 시작으로, 소매치기에 도난 사건, 급기야는 버스에 치여 병원에 실려가기까지 한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가 위험한 땅인 것은 이런 일들 때문이 아니었다. 그곳은 사람의 내면을 통째로 흔드는 땅이었다. 그 어떤 두근거림도 없는 상태를 평화롭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사무친 외로움도 없는 밤이 여유롭다고 믿었던 순간이 뒤흔들렸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고, 그간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게 했다.
여행을 시작한 이후 죽어가던 내 안의 촉수 하나가 슬며시 깨어나고 있다. 한때는 그 어떤 두근거림도 없던 날들을 평화롭다고 생각했다. 사무친 외로움도, 떠올릴 얼굴 하나 없는 밤들이 여유롭다고 믿었다. 그래서 슬픔도 외로움도 모른 채 한 줄의 일기조차 쓰지 못하는 날들을 보냈다. 길 위에서 나는 다시 외로움에 사로잡힌 볼모가 되었다. 날마다 흔들리고, 질문하고, 만나고, 헤어지며 생생히 깨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불안할지라도 충만한 날들. 이곳에서는 죽은 것처럼 보내는 날이 없다. 결국 내게 행복한 삶이란 이런 것일까. 아직은 여행만이 내 심장을 고동치게 만들고,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가득 차오르게 한다. 나이 마흔을 넘기고도 여전히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있다는 것, 삶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임을 매일 느낄 수 있다니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_본문에서(135쪽)
저자는 라틴아메리카 여행을 통해 삶이 아무리 비루하다 해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 해도, 그럼에도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 우리 삶의 최대 목표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죽음의 공포와 정면으로 맞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뿐 아니라 여행의 동행자와의 추억 덕분에 라틴아메리카는 더욱 특별하게 기억된다. 처음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길 꺼렸던 ‘아저씨’ 김영희 PD와는 함께 아마존을 여행하게 됐고, 페루 쿠스코의 한인 민박집에서 만난 넉살 좋은 ‘경호원’과는 보름간 웃고 떠들며 사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절감한다. 중남미로 놀러와요라는 인삿말에 정말로 짐을 싸서 저자가 있는 곳에 찾아온 여행 강좌 수강생이었던 지연이와 함께 마추픽추와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면서는 인간이 결국 타인을 통해 위로받는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혼자 남겨지는 것이 싫어 어느샌가 마음을 단단히 여민 채 걷던 김남희에게 이들은 길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어떤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그곳에 새겨진 추억이다. 나의 아마존 여행이 아름다울 수 있었던 건 함께한 이들 덕분이었다. 활기 넘치고, 호기심 가득한 벗들이 있어 매 순간이 즐거웠다. 우연히 만나 이곳까지 동행한 아저씨 또한 최고의 여행 친구였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길 위에서 마음을 단단히 여민 채 걷고 있었다. 헤어지고 혼자 남겨지는 일이 두려웠기에. 지난 다섯 달간, 며칠을 함께 보낸 이와 헤어질 때면 나는 조금 쓸쓸했지만 울지는 않았다. 눈물은 내게서 사라졌고, 아무렇지 않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이 대륙이 품고 있는 경이로운 자연에 위로받았지만 사람 때문에 울고 웃는 날들은 아니었다. 가뭄에 바싹 말라가는 논바닥처럼 건조한 내 모습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메마름이 질척함보다는 낫다고 여겼는데...... 아저씨는 다시 길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다시 나를 울게 만들었다. 헤어진 후에 좀 울게 된다 해도, 잠깐 만나고 오래 그리워해야 한다 해도, 괜찮다. 어차피 여행은 정들어 익숙한 것들과 헤어지는 연습을 하는 거니까. 삶은 결국 이별하는 과정이다. _본문에서(199쪽)
이 별의 아름다움을 지켜낼 수 있을까
라틴아메리카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다녀온 그 어떤 지역에서보다도 자연 속으로 들어가 인간이 아직 부수지 못한 마지막 희망의 땅과 마주한다. 눈썰매를 타고 하산하는 칠레의 비야리카 화산 등반부터 거대한 모아이라는 신비를 품은 이스터 섬, 가장 용감한 모험가들조차 그 웅장함에 겸손해지는 땅인 파타고니아 지역을 거쳐 빽빽한 열대우림이 살아 숨쉬는 아마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지워진 우유니 소금 사막, 희귀한 동물들로 인해 지구가 더 특별한 행성임을 절감한 갈라파고스 등을 걸으며 저자는 라틴아메리카의 ‘야생성’에 매료된다.
사
저자소개
저자 김남희는 여행작가. 서른넷에 방을 빼고 적금을 깨 배낭을 꾸린 후 지난 10여 년간 세상 구석구석을 걸어다녔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외로운 이들과 만나던 그녀는, 이제 단 한 사람과 옥상 텃밭을 가꾸며 ‘?책 읽고 글쓰는’ 심심한 날들을 꿈꾼다. 가난해도 아낌없이 제 것을 나눠주던 길 위의 사람들처럼 그녀도 빈약할지언정 수입의 일부는 여행하는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전4권)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일본의 걷고 싶은 길』(전2권)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