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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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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소개

“이러다 다 죽어!”
극단적 혐오, 감시와 통제, 기후 재앙, 팬데믹…
멸망 직전의 세계로 SF가 걸어 들어왔다

인류는 유례없는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분야의 혁신과 함께 기술이 세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이번 세기의 첫 25년을 지나면서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 비관이 짙어졌다. 극심한 불평등, 성별·종교·인종·민족·취향을 둘러싼 갈등의 격화, 파괴적 재앙으로 실체를 드러내는 기후 위기, 소셜미디어가 부추기는 극단주의까지. 무너지는 세계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은 이 같은 질문에 SF의 상상력을 빌려 답하려는 시도다. 오랜 SF 독자이자 과학 전문 기자인 강양구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문 분야인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프랑켄슈타인』, 『멋진 신세계』, 『1984』를 잇는 SF 열여덟 편을 발굴해서 보여 준다. 각각의 작품은 AI 시대의 노동, 디지털 시대의 초연결, 인공 자궁, 외계 지적 생명체 등 기술 문명이 던지는 첨예한 쟁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보는 렌즈가 되기도 하고, 서양 중심의 지배 담론, 인종주의, 노인 문제, 감시 사회, 불평등, 전쟁 등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무의식과 관성을 선명히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SF를 상상력의 도구 상자 삼아 인류 문명을 성찰하는 이 책은 과학기술과 사회, 나아가 인간성의 미래를 사유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상품소개

망가진세계 웹페이지 940

목차

들어가며 망가진 세계에서 상상한다는 것

1부 리셋 : 우리 사회 무의식을 뒤집다

01 서양의 지배는 역사의 필연일까 _킴 스탠리 로빈슨 『쌀과 소금의 시대』
02 노인은 쓸모없는 존재인가 _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03 세상이 몰락했는데 소설 따위가 뭐라고_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스테이션 일레븐』
04 인종은 과학적인 개념인가_옥타비아 버틀러 『킨』
05 영원히 살면 행복할까_야마다 무네키 『백년법』
06 다름을 배척하고 순수에 집착하면_다카노 가즈아키 『제노사이드』

2부 폭로 : 현실을 드러내다

07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꼭 지켜야 하는 이유_코리 닥터로우 『리틀 브라더』
08 기록되지 않은 진실은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_켄 리우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09 도시를 잡아먹는 도시_필립 리브 『모털 엔진』
10 영원한 전쟁을 끝내려면_조 홀드먼 『영원한 전쟁』
11 대정전을 두려워하라!_마크 엘스베르크 『블랙아웃』
12 수돗물이 끊기면 생기는 일_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드라이』

3부 실험 :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다

13 AI 시대에 우리는 행복해질까_장강명 「저희도 운전 잘합니다」
14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면_코니 윌리스 『크로스토크』
15 외계인이 있을까요? 네, 바닷속에 있습니다!_존 윈덤 『초키』
16 인류가 지구를 떠나야 한다면_닐 스티븐슨 『세븐이브스』
17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_스티븐 킹 『11/22/63』
18 누구를 위한 인공 자궁인가_무라타 사야카 『소멸 세계』

함께 읽기
나가며 이 세계가 망가지기 전에 무엇이라도
감사의 말 망가진 세계에서 함께하는 벗들에게

저자 소개

강양구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참여연대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시민과학센터) 결성에 참여했다. [프레시안]에서 과학·보건의료·환경 담당 기자로 일했고, 부안 사태, 경부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갈등, 대한적십자사 혈액비리, 황우석 사태 등의 기사를 썼다. 특히 2003년, 2009년, 2015년, 2020년까지 감염병 유행 사태를 계속해서 취재하고 있다.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 녹색 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TBS 과학전문기자이자 지식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학의 품격』,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핵발전소의 비밀』,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공저),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공저), 『과학 수다』(공저) 등이 있다. 팟캐스트 [YG와 JYP의 책걸상]을 진행하고 있다.

책 속으로

삶 자체가 과학기술과 뗄 수 없다 보니,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상상력은 곧 지금 여기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과 겹칩니다. 좋은 SF는 현실을 지배하고 제한하는 틀에서 벗어나는 상상력을 극한까지 밀어붙입니다. 또 그런 ‘분노’와 ‘성찰’과 ‘탈주’는 지금과 다른 삶을 상상하도록 자극하죠. 그런 점에서 SF 미학이라는 게 있다면, 그것의 핵심에는 ‘경이감’이 아니라 정교한 ‘사고실험’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욕망과 과학기술이 데려다 줄 세계를 정교하게 그려 내고, 과연 그것이 최선인지 혹시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를 상상하게 하는 그런 사고실험의 결과물이 바로 SF여야 합니다. --- 「들어가며: 망가진 세계에서 상상한다는 것」 중에서 학자들의 견해 가운데 주목해 볼 만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생존하기도 힘든 혹한의 환경이야말로, 오히려 예술 활동의 동기가 되었어요. 당장 내일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서 인류는 직접적인 생존과 무관한 어떤 것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 했습니다. 뜻밖에도 예술 활동이 삶의 동력이 되었던 것이죠. (…) 예술 활동은 그들의 생존을 기념하고 또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커스틴과 동료들이 유랑 극단에서 공연하고, 생존자들이 그 공연을 즐긴 까닭이 짐작되나요? 몰락 이후, 생존자들은 (마치 선사시대 조상처럼) 삶을 지속하는 것조차 힘겹습니다. 드물게 찾아오는 유랑 극단의 공연은 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환기해 주는 의례처럼 여겨졌겠죠. 물론 커스틴 등도 바로 그런 열망을 공유했기에 계속해서 극단을 이끌고 유랑했을 테고요. --- 「3장: 세상이 몰락했는데 소설 따위가 뭐라고」 중에서 사실 다나와 루퍼스의 악연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어요. 루퍼스가 목숨이 위태로울 때마다 다나가 19세기로 호출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나의 직계 조상 가운데 1831년에 태어난 헤이거 와일린이 있습니다. 바로 헤이거의 아버지가 강가에 빠져서 허우적대던 어린 백인 소년 루퍼스 와일린이에요. (…) 이 대목이 의아한가요? 어떻게 백인의 자손으로 흑인이 태어날 수 있냐고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인류가 세계 곳곳으로 (자의든, 타의든) 이주하면서 피부색은 햇빛과 진화가 아닌 ‘다른 이유’로 변화를 겪었어요. 서로 다른 인종(흑인-백인, 황인-흑인, 황인-백인 등)이 관계를 맺어서 태어난 아이의 피부색이 여러 가지로 나타났기 때문이죠. --- 「4장: 인종은 과학적인 개념인가」 중에서 릴리언을 비롯한 유족들이 시간 여행 장치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서 731부대의 진실을 보고 온 다음에는 상황이 바뀌었을까요? 정반대입니다. 역사의 진실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음에도 오히려 논란만 증폭됩니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다수의 역사학자마저도 이렇게 반박하죠. ‘릴리언 같은 특정인이 목격하고 진술하는 과거의 이야기가 과연 신뢰할 만한가?’ ‘사료(史料)가 뒷받침되지 못한 증언만으로 진실을 보증할 수 없다.’ 소설 속의 한 역사학자는 단호히 이렇게 말합니다. “그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확신을 갖고 서술할 만한 증거가 우리에게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반발이 이어지자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기리노와 웨이의 시간 여행도 금지당합니다. 그리고 731부대의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남죠. --- 「8장: 기록되지 않은 진실은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 중에서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었던 끔찍한 무기 핵폭탄을 만들어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맨해튼프로젝트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오펜하이머와 리처드 파인먼 같은 과학자의 기대와는 달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마자 시작한 냉전(cold war)은 1989년 11월 9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수십 년간 계속되었습니다. (…) 오펜하이머의 유산은 한반도의 북쪽에서 핵폭탄을 만드는 일로 21세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쟁을 상대방이 가지지 못한 무서운 무기로 막아 보겠다는 발상은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안간힘을 써서 전쟁을 막는 일입니다. 일단 전쟁이 시작하면, 그것은 영원한 전쟁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전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휴전). --- 「10장: 영원한 전쟁을 끝내려면」 중에서 지금 인류는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계급, 종교, 민족 등에서 비롯된 갈등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반세기 만에 지구를 몇 번이나 결딴낼 핵폭탄을 쌓아 두고 서로 으르렁대는가 하면, 급기야 온갖 환경 파괴로 지구 기후의 안정성마저 흔들고 있죠. 눈앞의 현실도 이런데, 지구 바깥으로 눈을 돌린다고 나아질까요? 인류는 우주 멀리에 사는 외계인과 접촉하기는커녕 지금의 문명조차 유지하기 벅찬 상황입니다.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기는커녕 석기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죠. 우주 저쪽의 지적 외계 생명체의 사정은 어떨까요? 인류처럼 상호 공감이 아닌 상호 갈등의 문명을 일군다면 그들 역시 우주를 가로지르기 전에 자멸할 가능성이 훨씬 크지 않을까요? 반면에 그런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남다른 문명의 성취를 이루고 나서, 급기야 우주로 시야를 넓힌 외계인의 마음 씀씀이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초키야말로 바로 그런 외계인의 한 본보기고요. --- 「15장: 외계인이 있을까요? 네, 바닷속에 있습니다!」 중에서 여성의 삶에서 임신과 출산 및 양육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다 보니, 현재 여성과 가장 겹치는 이미지는 ‘어머니’입니다(모성 신화).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서 여성에게만 (전통적) 어머니의 역할, 예를 들어 돌봄 노동 같은 일을 강요해 온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인공 자궁으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일을 반기죠. 하지만 일이 꼭 그렇게 진행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도 여러 이유로 임신과 출산을 하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많은 여성이 있어요. 만약 인공 자궁이 상용화한다면, 이런 여성에게 어머니가 되라는 사회적 압박이 가해지진 않을까요? ‘어차피 자기 뱃속에서 아이를 키울 것도 아닌데, 왜 아이 낳는 걸 거부해?’ 이런 노골적인 압력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18장: 누구를 위한 인공 자궁인가」 중에서 망가진 세계를 상상하는 SF를 읽어 보는 일의 가치가 바로 이 대목에 있습니다. 올더스 헉슬리도, 조지 오웰도, 마거릿 애트우드도, 심지어 세계의 몰락을 바라는 악마나 미친 살인마가 등장하는 소설을 즐겨 쓰는 스티븐 킹도 세계가 실제로 망가져서 인류의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되는 일을 바라지 않습니다(17장에서 언급한 『빌리 서머스』와 『11/22/63』을 보세요). 그들 작가가 망가진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오히려 그런 세계를 미리 막아 보려는 안간힘입니다. 한 명의 독자라도 SF를 읽고서 ‘아, 세상이 이렇게 망가져서는 안 되겠구나.’ 하면서 고민하고, 선택하고, 실천하는 일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또 그런 움직임이 하나둘씩 시작되면 세상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오히려 따뜻한 낙관주의자입니다

출판리뷰

“SF는 처음부터 STS SF였다”
과학-기술-사회를 가로지르는 SF 읽기

왜 SF인가? 저자가 주목한 것은 SF가 과학기술에 기반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며 “삶을 구석구석 좌지우지하는 실체”이다. 이처럼 과학기술이 일상을 관통하는 구조적 힘으로 작용하는 시대에, 그 위에 구축된 상상력 또한 지금 여기의 삶과 겹칠 수밖에 없다.

물론 SF가 단지 과학기술의 원리나 이론을 재현하는 데 머물렀다면, 과학 내부의 고립된 서술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SF는 언제나 그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인간은 그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묻는다. 『노인의 전쟁』에서 노화한 몸을 신체 개조로 되살리는 기술은 노인의 존재 의미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지고, 『소멸 세계』의 인공 자궁은 모성과 가족, 재생산의 윤리를 전면에서 뒤흔든다. 「저희도 운전 잘합니다」에서는 자율주행 시대의 교통 시스템보다도 누가 자동화 기술의 방향을 정하고 그 변화의 비용은 누구에게 전가되는가 하는 질문이 핵심에 놓여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것은 언제나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다.

오랫동안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성찰해 온 강양구는 과학의 목소리를 그대로 옮겨 오지도, 과학의 무게에 짓눌리지도 않고서 과학기술의 이면에 필연적으로 드리워질 그늘을 살펴보는 한편, 세계관의 벽을 하나씩 넘으며 우리 사회의 복잡한 문제와 철학적 질문들을 탐색한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과학의 품격』 등으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과 의미를 따져 묻고, 과학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문제의식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던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도 이어진다. “SF는 처음부터 STS SF였”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상상력을 출발점으로 삼아 역사·정치·경제·문화를 가로지르며 거침없이 현실을 읽어 낸다.

리셋-폭로-실험하라!
망가진 세계의 허구를 들추어내는 SF의 사고실험

이 책에서 SF는 사유 도구이자 정교한 사고실험의 장이 된다. 저자는 ‘리셋’, ‘폭로’, ‘실험’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 아래 총 열여덟 편의 SF 작품을 선별해서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였던 세계의 작동 방식을 되묻고, 새로운 감각으로 현실을 읽어 내는 시도를 펼친다. 이에 더해 각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와, 작품 속 주제와 맞닿아 있는 책들을 함께 소개하며 독서의 지평을 넓혀 준다.

1부 ‘리셋’은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사회 규범과 가치를 과감히 초기화한 작품을 다룬다. 역사의 주도권이 서양에 있는 게 당연할까? 노인은 더 이상 사회에 쓸모없는 존재일까? 삶은 생존만으로 충분할까? 인종이라는 개념은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영원히 늙지 않고 산다면 행복할까? 다름은 위험하므로 배척의 대상일까? 『쌀과 소금의 시대』, 『노인의 전쟁』, 『스테이션 일레븐』, 『킨』, 『백년법』, 『제노사이드』 등 여섯 편의 SF는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해 ‘서구 중심주의’, ‘노년’, ‘생존과 예술’, ‘인종주의’, ‘수명’, ‘집단 학살’을 둘러싼 주제를 날카롭게 조명한다. 이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사회의 기본값에 대한 비판적 탐색이며 그 자체로 리셋이라는 사고실험 장치가 된다.

2부 ‘폭로’에서는 우리가 믿어 온 사회 시스템의 균열을 집요하게 파고든 작품이 등장한다. 『리틀 브라더』는 디지털 감시가 일상이 된 사회를,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은 집단적 망각 속에서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모털 엔진』은 문명의 탐욕과 그 파괴적 결과인 불평등의 구조를 들춰낸다. 『영원한 전쟁』은 베트남전쟁의 참상을 외계 생명체와의 끝없는 우주 전쟁으로 치환해 끝없이 반복되는 전쟁의 본질을 비판하고, 『블랙아웃』과 『드라이』는 각각 대정전과 물 부족 사태를 경유해 인류 문명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있는지 낱낱이 보여 준다. 이들 여섯 작품은 현실의 균열을 포착하는 한편, 익숙한 시스템과 감각을 뒤흔들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진실을 드러내는 강력한 폭로 장치가 된다.

3부 ‘실험’에서는 현재의 과학기술과 사회적 조건을 극한으로 밀어붙여 상상해 보는 SF 여섯 편을 살펴본다. 「저희도 운전 잘합니다」, 『크로스토크』, 『초키』, 『세븐이브스』, 『11/22/63』, 『소멸 세계』 등 여섯 작품은 AI, 뇌과학, 우주생물학, 우주과학, 시간 여행, 생명공학을 토대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AI가 일상화된 사회가 온다면? 타인의 감정을 실시간 공유하는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외계의 지적 생명체와 조우하게 된다면? 멸종 위기에 놓인 인류가 우주로 탈출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역사적 불행을 막아 낼 수 있다면? 출산을 인공 자궁이 대신한다면? 이들 작품은 근미래부터 지구 종말 이후의 미래, 이미 지나온 과거의 역사적 현장을 넘나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펼쳐 보인다. 저자는 다른 가능성에 대한 상상이 미래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며, 사고실험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입체적 읽기를 선보인다.

무엇이라도 상상할 것
진실을 외면하지 말 것
끝까지 질문을 놓지 말 것!

재난이 일상처럼 반복되는 시대다. 전쟁과 테러는 물론이고 각종 자연재해부터 팬데믹까지, 국경을 넘어 만연한 폭력과 죽음의 참상이 미디어를 통해 24시간 중계된다. 화면 속 고통스러운 현실은 SF가 그린 디스토피아보다 더 잿빛이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익숙해져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 이렇게 재난에 무감각해진 현실 너머에는 비판적 사고를 발휘하지 못하도록 막는 집단적 무의식의 무한 반복이 숨어 있다. 저자는 고통과 고통이 각축전을 벌이며 오락거리로 전락한 음울한 풍경에서 미디어 비평가 닐 포스트먼의 통찰을 떠올린다.

“『1984』에서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해서 통제한다. 하지만 『멋진 신세계』에서는 즐길 거리를 쏟아부어 사람들을 통제한다. 요약하면, 오웰은 우리가 증오하는 것이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헉슬리는 우리가 좋아서 집착하는 것이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오웰이 아니라 헉슬리가 옳았다.”
- 닐 포스트먼, 『Amusing Ourselves to Death』

닐 포스트먼의 예언은 현실이 되고 있다. 정보와 오락의 홍수와 그로 인한 감각의 마비는 오늘날 민주주의를 뿌리째 위협하고 있다. 이미 망가져 버린 듯한 시대에 ‘망가진 세계’의 모습을 새삼 그려 보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SF 작가들이 파국을 상상하는 것은 “그런 세계를 미리 막아 보려는 안간힘”이라고. 정말 그들이 희망하는 것처럼 상상으로 무너진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렇다고 답한다. 오늘이 비록 세상의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그다음’을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상상이 사회적 상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SF가 지닌 강력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