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의 모든 딸들이여, 건투를 빈다!
연극, 영화, 뮤지컬로 만들어진 공지영 신드롬의 시작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었다면
그 누군가가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성적 차별과 억압,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고발을 넘어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의 가능성을 탐색한 작품
첫 출간 후 20년이 넘도록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 온 공지영 작가의 대표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새롭게 독자들과 만난다.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 그리고 편견 등의 문제를 사회 전반의 문제로 끌어올린 작품으로, 출간 당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페미니즘 논쟁의 중심에 자리하기도 했다.
주인공 혜완이 친구 경혜에게서 영선의 자살 시도 소식을 전화로 전해 듣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결혼 후 각자의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이들이 서로의 삶을 오롯이 알아가면서 점차 드러나는 삶의 정체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잃고 이혼한 채 소설가의 삶을 살고 있는 혜완, 아나운서 활동 중 의사와 결혼했으나 남편의 외도로 형식적인 부부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경혜, 세간의 주목을 받는 영화감독의 아내이지만 알코올중독으로 자살 시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영선을 통해 작가는 우리들의 삶이 자기 자신의 기대와 달리 상처투성이가 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를 추적한다.
작가는 남자 또는 이 사회가 여자에게 ‘착한 여자’, ‘똑똑한 여자’, ‘능력 있는 여자’의 역할을 동시에 요구한다는 데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여자도, 그것을 요구하는 남자 스스로도 알지 못한 채 모순된 선택을 하면서 비극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문제의 원인을 남성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딸들에게는 자신과 다른 생을 살라고 가르쳤고, 그리고 아들들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라고 가르쳤지”라는 혜완의 말과 같이, 그것은 특정한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작가가 이 소설의 주제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아무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은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 것과 그 맥락이 같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은 한 인간이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낼 수 있을 때, 남자 또는 타인, 그리고 세상과의 건강한 관계가 가능할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작가는 이 작품을 처음 발표할 당시 이렇게 썼다.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혹은 격렬하게 싸우며 끝내는 손잡고 함께 걸아가기 위해서 나는 글을 시작했다.”
이 소설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도,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그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성과 여성을 둘러싼 무수한 논란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을 깊이 시사해 주는 작품이다.
목차
작가의 말
나에게 남은 유일한 진실은 내가 이따금 울었다는 사실뿐이다|한 소녀가 울고 있다|절대로, 어차피, 그래도|저 오욕의 땅을 찾아|짐승의 시간들|외로울 때 줄넘기를 하는 여자|그것은 선택이었다|불행하지 않다|아내, 정부, 그리고 친구|초여름 날의 장미|어머니라는 이름에 대한 우리들의 기억|어머니가 생각한 딸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노을을 다시 살다|누추한 선택|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초판 작가의 말|제2판 작가의 말|제3판 작가의 말
작가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