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미는 오래된 연인 진홍과의 관계가 위태롭다. 동거도 결혼도 아닌 중년의 연애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하물며 갱년기가 온 진홍과 돌연 고향으로 내려간 절친 미정까지. 나이가 들면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남자친구의 건강 적신호와 친구의 귀농 등 인생은 살아도 살아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잘 맞는다고 생각했으나 너무나 다른 ‘당신’을 발견하는 순간이 오고,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도 끝이 나기 마련. 하지만 그 끝에 있는 것은 정영롱 작가가 완결 후기에 남긴 듯 “‘늘 시작”이다. 그래서일까? ‘엄마의 자위’로 시작한 『남남』은 ‘딸의 첫 자위’로 끝난다. ‘완결이 대수냐’는 듯 웃음으로 마무리한 이 기막힌 수미상관 결말이 말해주는 것은 두 가지다. 인생은 속도만 다를 뿐 같은 레일을 걷는 ‘우리’가 함께 써내려가는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자위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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