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중 뒤늦게 피난길에 오른 명호네 가족 이야기
『Dear Onyang』은 2010년 샘터에서 처음 출간된 한글판 『온양이』 의 영문판으로 6.25 전쟁의 또 다른 슬픔이자 비극이요, 동시에 자유를 향한 희망이었던 흥남철수 작전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그림책이다. 한국전쟁 당시 북으로 진격했던 국군과 미군이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전세가 위태로워지자 남쪽으로 후퇴할 계획을 세운다. 군인들이 모두 남하하면 일본에 떨어진 것과 같은 원자폭탄을 투하할 거라는 소문이 돌자 수많은 이가 피난길에 오른다. 아이들부터 살리고 보자며 당장 떠나라는 할아버지의 호통으로 내쫓기다시피 피난길에 오른 명호네 가족도 눈보라 속을 헤치며 뒤늦게 흥남부두에 도착한다. 전쟁에 나간 아버지 없이 만삭의 어머니는 필사적으로 두 아들을 지키며 배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선원 아저씨의 도움을 청하러 달려간 명호의 기지 덕분에 명호네 가족은 간신히 흥남부두를 떠나는 마지막 배인 온양호에 오른다.
흥남철수 작전과 피란민, 이산가족
이 그림책의 배경이 된 흥남철수작전은 군인과 무기, 물자를 남쪽으로 안전하게 철수하기 위해 1950년 12월 15일에서 24일까지 열흘간 진행된 세계 전쟁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상 철수 작전이다. 국군과 미군은 육로가 모두 막혀 배를 타려고 흥남부두로 구름같이 몰려든 사람들을 그냥 둘 수 없어 군인 약 10만 명과 1만 7천 대 가량의 차량을 비롯한 장비와 물자를 철수하고, 계획에 없던 피란민 10만여 명도 함께 수송한다. 여기에는 큰 군함부터 작은 고깃배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려고 애썼던 200여척의 배가 함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남부두에는 미처 배를 타지 못하고 아우성치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명호네처럼 어쩔 수 없이 가족과 헤어진 채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많았으며 흥남부두에서도 안타까운 이별은 계속되었다. 『Dear Onyang』은 생명과 자유에의 희망 이면에 있는 전쟁의 참혹함과 이산가족의 슬픔도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한반도에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휴전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에 우리 민족이 겪었던 한국전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어두운 기억일수록 묻어두기 보다 자꾸 밝히고 이야기할 때,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더 환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